"현대차 노조, 쇠사슬 묶어 생산라인 세웠다"
"현대차 노조, 쇠사슬 묶어 생산라인 세웠다"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7.11.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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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생산라인 위 차체 쇠사슬로 묶어 세웠다"며 이같이 주장
노측 "차체와 노조 대의원의 몸을 묶는 퍼포먼스…합법적 파업"

현대차 신차 '코나' 추가 생산 둘러싼 노사 갈등
현대자동차 노조가 울산1공장의 11·12 생산라인에 대해 27일 긴급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1공장 11라인에서 생산되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코나’와 소형차 ‘엑센트’, 12라인의 엑센트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엔 생산 물량 확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노조 측이 생산 라인 일부를 쇠사슬로 묶어 작업이 진행되지 못하도록 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울산1공장에서 생산하는 코나의 추가 생산 여부를 두고 지난달부터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현대차가 지난 6월 출시한 소형 SUV인 코나는 현재 국산차 전체 차종별 판매량 10위, 동급 1위를 차지하는 인기 차종이다. 현대차는 연말 코나를 해외 시장에 투입하기 위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작업에 투입하는 근로자 1인당 작업 시간(맨아워)를 놓고 노조와 합의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단협 규정에 따라 생산라인에서 신차를 양산하거나 추가 생산하려면 노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맨아워 협의는 지지부진 성과과 없었다. 회사 측은 “노조가 ‘생산라인에 창문을 설치해달라’는 등 현행 소방법에 위배되는 사안을 요구하는가 하면, 협력업체에서 생산 중인 부품을 울산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도록 해달라고 하는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해 협의를 질질 끌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또 “노조가 현장 관리자의 타 부서 전출을 요구하는 등 인사권을 침해하는 요구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사측은 지난 24일 오전 울산1공장 12라인에서 코나 추가 생산을 전격 강행했다. 그러자 일부 노조원은 생산 라인 일부를 쇠사슬로 묶어 컨베이어벨트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조립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차체와 문짝이 분리돼 있어야 하는데, 노조원들이 차체와 문짝을 쇠사슬로 묶어 작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대략 오전 9시20분부터 10시까지 약 40분간 라인이 쇠사슬로 묶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맨아워협의 지연 책임이 사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홍재관 대외협력실장은 “잘 팔리는 코나 생산을 가로막는다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측이 일부러 협의를 지연했다”며 “우리가 6월 초 양산 전부터 요구했던 내용을 이제 와서 ‘문제가 있다’고 공개하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 홍재관 실장은 “대의원 한 명이 컨베이어어벨트 위로 올라가서 차체와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잠시 묶었다가 풀었다”며 “그건 일종의 퍼포먼스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사측 관리자 두 명과 노조 조합원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측은 27일 다시 코나 생산을 시도했으나 노조는 이에 맞서 이날 오전 11시 30분 긴급 파업을 했다. 현재 울산1공장 11라인과 12라인이 멈춰 서면서 코나 생산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대차 사측은 이 파업이 불법 파업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의 행위는 관련 법상 정상적 작업 지시를 거부한 태업으로서 엄연한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노조 지부장(위원장)이 직접 나서 중재와 해결의 노력을 했음에도 회사가 거부했다”면서 “이번 파업은 사측의 도발에 강력하게 응징하라는 권한을 행사한 합법 파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