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최순실 사태 중심에 기독교 있다" 발언 논란
표창원 "최순실 사태 중심에 기독교 있다" 발언 논란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7.02.02 0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성 간 성행위 반대하며 차별금지법안 저지했던 기독교계 비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기독교계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표 의원 측은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문제의 발언은 표 의원이 지난해 12월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6 서울 인권 콘퍼런스’에서 토론자로 나와 레이디 가가 공연을 저지하고 동성 간 성행위를 반대하며 차별금지법안을 저지했던 기독교계를 비판하는 과정에 나왔다.

표 의원은 “올해 총선에서 주로 야당 후보에게 ‘당신이 동성애를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십자군 밟기식의 공격이 있었다”면서 “차별금지법 입법 논의가 국회에서 실패한 이유는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반대 로비와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에선 일종의 타협이라고 할까, 차별금지법안 중 처벌조항을 제외하고 인권옹호와 차별반대에 나서는 기업을 지원한다든지 혐오발언·집회를 불허하는 방향으로 차별금지법안을 주도한다면 20대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느닷없이 “현재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기독교계가 있다”면서 “정치와 종교는 명확한 실체규명과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총선에서 동성애 찬성, 포르노 합법화 논란이 제기됐을 때 교계를 상대로 했던 해명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표 의원은 “성경에서 금지한 동성애가 이 사회에 확산되는 것을 저도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표 의원은 이날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저를 포함해 비겁하다”면서 “동성애자의 인권보호에 함께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선거철이 다가오면 주저하고 때로는 변절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도 총선에서 주저해 동성애자 여러분께 상당한 실망을 준 것이 여전히 마음에 무겁게 남아있다”면서 “돌이켜보면 총선과정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선거에서) 떨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회고했다.

표 의원실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기독교가 있다는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표 의원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근거 없이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에 기독교가 있다는 발언은 우리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표 의원의 무책임한 발언에 교계 지도자들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정치 지도자로서 뚜렷한 근거도 없이 기독교계를 비판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공인으로서 자질이 의심되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조일래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중심에 기독교가 서 있다니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냐. 혼란에 빠진 나라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라”고 목청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