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수행 윤창중 ‘성추행 파문’ 확산
대통령 수행 윤창중 ‘성추행 파문’ 확산
  • 김윤환 기자
  • 승인 2013.05.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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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통령 '깜짝 불통인사.오기인사' 논란 재점화

초유의 성추문 ‘나라망신’… 청와대 망연자실

박 대통령 숙소 코 앞에서....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윤창중 "속옷 차림은 샤워하고 나와서" 추행 없었다?

'추행 없었다'더니... 짐도 안 챙기고 급히 귀국, 줄행랑?

뉴욕 순방중 업무보조인력으로 참여한 여대생 B양(20)도 술 제안

2012년 칼럼에는 "성추행하는 '미친놈'들... 최강수로 처방" 강조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7일 오후(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던 중 주미대사관이 현지 채용한 인턴 직원을 성추행해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윤 대변인은 사건 직후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지 않은 채 급거 귀국해 청와대가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사건 발생 후 하루 만에 박 대통령이 윤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발표했지만 대통령 공식 수행원의 성추행이라는 유례없는 사건에 야권이 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불통인사' 논란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잡아가던 박근혜 대통령이 첫 대미 외교의 정점에서 청와대 고위인사의 '성 스캔들'이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났다. 낯부끄러운 나라 망신에 국민, 해외교포는 분통을 터뜨리고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의욕적으로 준비한 첫 해외순방의 성과는 도루묵이 됐다.

또한 방미 성과를 통해 국정 수행에 탄력을 붙이려던 박 대통령도 정치적 곤경에 처하게 됐으며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윤 대변인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 경찰 사건기록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 7일 오후 9시30분에서 10시 사이 워싱턴 백악관 근처 한 호텔에서 주미대사관 소속 20대 여성 인턴 직원과 술을 마시다 그를 성추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두 사람은 수행원 일행이 투숙한 호텔이 아닌 시내 다른 호텔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윤 전 대변인은 8일 오전 5시쯤 일행이 있는 호텔로 돌아온 후 다시 인턴 직원에게 방으로 오라고 한 뒤 옷을 벗은 상태로 있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이런 사실이 처음 한인 사회에 알려지면서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인 '미시USA'(missyusa.com)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중 대변인이 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사람은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 며 "이 피해자는 행사 시간 중 인턴을 했던 교포 여학생"이라고 밝혀 네티즌들 사이에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당일 오전 8시부터 개최된 박 대통령의 수행경제인 조찬간담회에 참석했다가 곧바로 워싱턴 외곽에 있는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400여만 원에 달하는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직접 발권, 짐도 안 챙기고 줄행랑치듯 오후 1시 30분 워싱턴DC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받고 "묵과할 수 없다"며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으며 이어 곧바로 민정수석실에 "경질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귀국 과정이 석연치 않아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수사에 공식 착수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귀국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조사를 받고 성추행 수준은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성추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이 성추행한 인턴 여직원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를 위해 채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술을 마신 호텔은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 기자단이 묵었던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10~15분 가량 떨어진 곳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서는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윤 전 대변인은 당시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둘만 마신 게 아니라 운전기사도 함께 마셨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은 이날 오후 9시 30분경 발생했다. 호텔 바를 나온 윤 전 대변인이 여직원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술을 한 잔 더 마셨고, 그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이 몸을 더듬는 등 1차 성추행을 했다는 게 여직원의 주장이다.

여직원은 경찰에 신고 당시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진술했고 이 여직원에 따르면, 욕설을 동반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은 30여 분 동안 진행됐으며 참다못해 방을 뛰쳐나간 것은 이날 오후 10시였다고 한다.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여직원은 곧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갔지만, 윤 전 대변인은 다음날(8일) 새벽 5시경 다시 이 여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여직원이 거부하자,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부었고, 어쩔 수 없이 윤 전 대변인의 방에 갔을 때, 윤 전 대변인은 알몸 상태였다는 게 이 여직원의 주장이다. 여직원은 다시 거세게 항의했지만, 돌아온 건 윤 전 대변인의 욕설과 폭언이었다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이 귀국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에 밝힌 해명에 따르면, 여직원이 자신의 호텔 방에 들어왔을 때 속옷 차림으로 있었던 것은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수행하는 여성 인턴이 자료를 갖다 주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키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여직원과) 술을 마신 건 맞지만 추행이라는 행동까지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욕설이니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여직원은 성추행을 당한 직후인 8일 오전 워싱턴DC 경찰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한다(그러나 경찰 조서에는 사건 신고가 이날 낮 12시 30분경 전화로 접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여직원이 윤 전 대변인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서에 신고할 당시, 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미 한국대사관에 그 사실을 통보하고,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신원 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신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기 위해 온 외교사절단이라는 점을 들어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경찰은 윤 전 대변인에게 호텔에 머물고 있으라고 통보한 뒤 일단 풀어줬다고 한다.

박대통령의 뉴욕 순방중에도 업무보조인력으로 참여한 여대생 B양(20)의 지인은 10일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5일 밤 11시경 B양에게 연락해 술을 주문한 후 같이 마시자고 제안했다"며 윤 전 대변인의 그날 밤 행적을 전했다.

한편 윤창중 전 대변인이 몸담았던 문화일보 논설위원 시절에 쓴 칼럼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총선 직후인 4월 18일에 쓴 '박근혜의 위기 관리능력, 그리고 새누리당의 본색'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김형태 무소속 의원 제명에 소극적이었던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윤 전 대변인은 "대선 유력 주자라는 박근혜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거듭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세상이 '색누리당'으로 난리쳐가던 8일 만인 16일에야 나온 박근혜의 첫 언급은 '선(先)규명, 후(後)조치'다, 기가 막힌다"고 힐난했다.

진상조사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목소리 들어보면 김형태 목소리인지 아닌지 모르는가. 새누리당엔 귀 밝은 사람 없느냐. 박근혜가 미적미적 댄 이유와 배경은 훤히 보인다. 성폭행, 성추행범에 대해선 전자팔찌 채우는 법까지 만든 박근혜가 왜 우물쭈물? 어이구, 내 새끼 하는 '친박 온정주의'가 역시 박근혜의 문제다. 친박이 아니면 끼어들 수 없는 철옹성!

그는 이어 "김형태 사건은 문대성 논란보다 더 악성적으로 민심을 분노 속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탈당으로 땡 끝낸다? 요즘 대한민국 국민은 눈만 뜨면 성폭행, 성추행하는 '미친놈'들에 관한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정말 팍팍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강수로 처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칼럼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이라는 비유는 포괄적이지 못하다. 대통령과 정권의 수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얼굴이고, 분신이다. 최고 통치권자의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문사(文士)인 것은 기본 요건이다.

내정과 국제정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경륜과 혜안의 재사(才士)요 전략가. 해외 TV 보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부 관리인만큼 준수한 용모에다 영어 정도엔 능통할 필요도 있다.

신언서판(身言書判), 즉 외모·언변·문장력·판단력이 요구되는 상징적인 국가 벼슬이 청와대 대변인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이중적이고 바르지 못한 언.행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남의 눈의 티는 지적하며 내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과 하늘을 찌르는 오만방자가 오늘의 건방떠는 윤창중의 본 모습이 아니었을까? 

윤 대변인이 쓴 막말 칼럼과 독설 방송 때문에 인수위 대변인으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왔지만, 박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윤 대변인을 새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까지 기용해 '오기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따른 성추문 스켄들에 정치권도 발끈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정상회담 성과에 먹칠을 했다"며 강한 유감과 함께 '선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불통인사가 초래한 대형참사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잘못된 인사가 불러온 대한민국의 국격 추락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면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보수석에 대해서도 지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