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농민들이 행복한 밥상을 기대하며...
아이들과 농민들이 행복한 밥상을 기대하며...
  • 보령뉴스
  • 승인 2010.11.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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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강원도 모 시장은 해당 주민들의 친환경무상급식 조속 실시요구에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을 만들 순 있지만 그까짓 아이들 밥 먹는 문제가 뭐 그리 중요해 없는 예산을 짜냐”, “점심으로 먹어버리는 예산을 10년 모으면 아름다운 경기장 4개를 더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요구하는 측에서 보면 뭐 이런 시대착오적인 시장이 있어 라고 말하겠지만 그동안의 정치현실을 보면 납득이 가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주민 직선제가 되면서 수많은 단체장들은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복지정책보다는 경기장을 짓고, 다리를 놓고 도로를 포장하는 일은 가시적 성과로 충분했고 다음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010년 지금의 정치 현실은 어떤가. 지난 6.2 지방선거는 경기장을 짓는 후보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국민들의 요구와 관심은 점심 한끼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 시장의 발언은 작금의 정치현실을 착각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다.

2009년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경기도의회에서 두번이나 부결시킨 무상급식 예산을 세번째 추경에 올렸다.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타격을 우려해 같은 예산을 세번씩이나 올리는 일은 거의 없다. 세번째 도전할 수 있는 힘은 그의 뒤에는 경기도민의 89%에 달하는 무상급식 찬성 민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도민의 응원으로 2011년부터 초등학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추진하기 위해 1960억의 예산을 세웠다고 한다.

우리와 가까운 충북이 며칠전 큰 일을 내었다. 충북도내 17만명의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당장 2011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고 한다. 700억이 넘는 예산을 도청과 교육청이 반반씩 내기로 합의했다.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충남과 비슷한 25%에 불과하다. 재정자립도 83%가 넘는 서울시에서도 주춤거리고 있는 판에 충북이 큰 판을 벌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보편적 복지가 최우선이라는 도민들의 민심을 바로 읽은 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시군지자체장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03년 전국적으로 식중독 사고가 일어났다. 점심을 먹은 수많은 학생들이 병원으로 실려나갔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급식의 중요성이 로컬푸드 운동이 확산되었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밥상은 물론 지역농민들의 소득 보장과 죽어가는 땅과 물을 살리는 환경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된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생은 약 750만명이다. 그리고 전체를 무상급식하려면 4조 3천억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 식재료비만 따지면 약 3조원 정도 된다. 충남의 경우 32만명의 학생이 있고 식재료비에 1500억원이 소요되지만 학교급식 시장은 지역 농민들과의 계약재배 형식이 아닌 유통업체 거래 방식이기에 지역농민들의 소득증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고 때로는 국적불명의 식자재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받기도 한다. 안전한 밥상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지역의 농민이 살 수 있는 안전장치가 바로 충청남도 친환경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이다.

 

충청남도의회 연구모임은 친환경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지역주민 간담회와 공청회를 열었다. 12곳을 돌며 천여명이 넘는 주민들과 만나 친환경무상급식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다. '친환경과 무상급식을 분리해서 추진하면 안된다. 그 대상도 보육시설(0세에서 부터)에서 고등학생까지 실시해야 한다.

지역마다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해서 지역의 농가와 계약재배 형태로 돈이 아닌 현물로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해야 한다. 지역별로 실무협의회를 두어 생산자, 소비자, 학부모, 관계기관, 시민단체 등이 수시로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조례안을 이번 충남도의회 정기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조례가 통과되면 친환경농산물 생산기반 확대와 무상급식의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안희정도지사와 김종성교육감은 지난 선거에서 도민들에게 친환경무상급식 실시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양측은 2014년까지 단계적 초중학교 무상급식만 합의한채 그에 따른 아직도 예산반영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도민들의 바램이 무엇인지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한다. 아이들과 농민들이 행복한 밥상을 기대해 본다.

임춘근 교육의원(충청남도의회 친환경무상급식 연구모임 대표)